청년층 10%대 ‘카지노 도시’ 정선, 새로운 도약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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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폐광의 아픔을 딛고 ‘카지노 도시’로 재도약했던 강원도 정선군. 이곳은 강원랜드라는 거대한 심장을 품고 수천 명의 청년과 일자리를 불러들이며 명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금, 그 심장이 서서히 약해지고 있다.

정선군은 계속되는 인구 감소와 강원랜드 방문객 급감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2월 말 기준 정선군 인구는 3만3412명, 이 중 청년층(20~39세)은 4316명으로 전체의 13%에 불과하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층은 35%(1만명)나 차지해 지역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강원랜드가 있는 고한읍만큼은 조금 다른 풍경을 보인다.

청년층 비율 19%, 고령층 29%로, 정선군 평균보다 젊은 편이다. 이른바 ‘청년 섬’ 효과다.



강원랜드의 직·협력업체 고용 인원만 5400여 명에 이르며 이들이 지역 사회를 지탱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정선군 재정 또한 강원랜드에서 크게 도움을 받는다.
 
지닌달 정선군은 강원랜드 배당금으로 3만4000여명의 군민들에게 1인당 30만원씩 총 102억원을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했다.

2024년 정선군 재산세 총액 56억원 가운데, 강원랜드가 납부한 세금이 무려 25억원으로 절반수준에 달한다. 강원랜드 재산세가 정선보다 4200명 인구가 더 많은 태백시 전체 재산세(25억원)와 맞먹는다.

특히 하루 평균 6500명이 드나드는 강원랜드는 인근 상권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도 담당했다.

하지만 이러한 풍경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강원랜드 개장이후 고한사북과 남면지역은 콘도, 호텔, 민박업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대형 음식점과 서비스 업종도 방문객 감소와 정주인구 감소로 위기에 처했다.

2010년까지 고한, 사북, 남면 등 강원랜드 주변에 머물던 약 3000명의 ‘앵벌이’ 체류자들도 최근에는 약 350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출입일수 제한, 단속 강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카지노 의존형 체류 인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도 심각하다. 정선군은 2014년 3만9425명에서 2024년 3만3515명으로, 10년 새 무려 15%(5910명)나 줄었다. 연평균 591명이 감소한 셈이다.
 
강원랜드 인근인 사북읍은 24%가 줄어들며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고한읍도 17%, 신동읍은 16%가 줄었다.

이러한 흐름의 원인 중 하나는 카지노 방문객 감소다.

강원랜드 입장객은 2023년 하루 평균 7000명을 넘겼으나 지난해 6500명 수준으로 500명 이상 감소했다. 이용자들은 불리한 게임 환경, 불편한 입장 제도, 낮은 접근성을 이유로 점점 온라인 도박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김태호 전 공추위원장은 “검증되지 않은 규제강화가 지속되면서 강원랜드는 불법도박과도 경쟁력을 상실할 정도로 추락했다”며 “이대로라면 지역경제 침체에 인구 감소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강원랜드는 일본 오사카 카지노 개장을 앞두고 ‘K-HIT 프로젝트’를 내세우며 2032년을 목표로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추진 중이다.
 
정선군 역시 강원랜드와의 협력을 강화하고자 행정지원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해 대응에 나섰다.

신원선 전략산업과장은 “강원랜드와의 긴밀한 협업으로 인허가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고, 기업과 지역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폐광을 딛고 카지노로 버텨낸 정선이지만 정선의 미래는 이제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인구, 경제, 일자리까지 모든 것을 잃을 것인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낼 것인지. 정선의 심장은 다시 한 번 거대한 갈림길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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